이재만 󰠛 법무법인 청파 대표 변호사

올해 끝자락에서 ‘더불어 걷는 길’을 통해 만난 사람은 휴먼리스크 매니지먼트 이재만 변호사다. 갑작스런 풍파風波에 처한 개인이나 기업이 다각도로 위기를 관리하고 법률적으로 대응하는 일이 그의 전문분야다. 어느 누구든지 법 앞에 평등하고 억울함을 겪지 않도록 돕는 그는 주병진, 송일국, 엄앵란 씨 등 유명 연예인들의 법률 소송에서 승소하였고, 다양한 언론 방송 활동과 명품강의로도 유명하다. 또한 연탄은행 이사, 굿네이버스 홍보전문위원, 서울시 정신건강 홍보대사, 서울시 자살예방위원회 위원 등 공익활동과 재능기부에도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 약자들 편에서 ‘진심으로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자 하는 그의 철학을 들어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진심眞心’으로 자기편이 되어줄 누군가를 원한다. 단 한 명이라도 그런 누군가 곁에 있다면 그는 진정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너나없이 그 누가 ‘진심’을 가졌는지 분간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도대체 진심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세상이라고 통탄한다.

이에 이재만 변호사는 “진심은 길을 잃지 않는다.”라며 먼저 자신을 진심으로 대하는 법부터 연습하자고 강조한다. 그래야 진정한 자기편을 만나고 곁에 둘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진심’을 인생의 중심축으로 삼고, 법적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의 마음까지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법조계의 ‘진심 전도사’라 할 만한 그의 열정적인 이야기를 통해 우리 가정과 사회에 끊임없이 진심의 힘이 실현되기를 소망해본다.

우산도 없이 빗속을 뛰어가던 사람

고등학교 시절을 참 낭만적으로 보냈다. 문자 그대로 물결낭浪 흩어질만漫 물결 흩어지는 대로 지내다 재수를 했다. 그때 만난 친구들과 ‘비참스’라는 보컬그룹까지 만들어 우리의 비참함을 달랬으나, 죄다 또 미끄러지고 말았다. 삼수에 이르러 죽을힘을 다해 공부했고,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갈 수 있었다. 행정대학원을 졸업하고 군대에 갔다 오니 서른이 넘어버렸다. 서른둘에 7년 준비해도 될까 말까 한다는 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기필코 나는 2년 만에 끝내리라 마음먹고 공부하던 어느 날, 문득 창밖을 내다보니 비가 쏟아졌다. 그리고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뛰어가는 사람이 보였다. 그 모습과 내 처지가 겹쳐졌던 것일까?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나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싶은 마음이 절박하던 때였을 것이다. 그를 보면서 ‘법치국가에서 법을 모르면 저렇게 비를 맞겠구나. 내가 변호사가 되면 그런 사람들의 우산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하며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일어설 줄 몰라 ‘바윗돌’이라는 별칭까지 얻을 정도로 공부했고, 2년 반 만에 거의 합격할 뻔했다. 오랫동안 고시를 공부했던 친구가 “나도 10년 전에 고시에 합격할 뻔했다. 그때 돌파하지 못하고 이미 다 온 것처럼 안도하면, 고시모독죄에 걸려 아무리 노력해도 1차부터 계속 떨어지는 형벌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도 남만큼 공부의 양을 꽉 채우고 마흔에 합격했다.

7년간 고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했던 것은 나와의 소통이었다. “나는 왜 고시공부를 하는가?”라는 끊임없는 질문으로 위기의 순간들을 넘고 또 넘었다. 이 정도에서 좌절하지 않겠다는 자존감이 나를 붙들었고, 어려운 과정들을 극복하는 기쁨을 맛보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