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 면이 당길때

호로록 면이 당길때

찬 바람이 불 때, 마음 헛헛할 때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국물의 면요리로 위안을 받는 곳. 싱글들의 적극 추천 면요리집 10.

1 출출함에 헛헛할 때 우마이도_ID water252

건대 입구에 온통 주점이던 시절, 일본 라멘집 ‘우마이도’의 등장은 꽤 신선했다. 대학원 야간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 허전함과 출출함을 못 이겨 종종 들르곤 했다. 맛집을 꿰고 있는 친구는 우마이도 때문에 머나먼 건대에 다녀갈 정도. 건대생들 사이엔 너무나 유명한 맛집 중 하나다. 졸업 후 예전처럼 자주 가진 못하지만 날이 쌀쌀해지면 어김없이 생각이 나는 따끈한 돈코츠 라멘 한 그릇. 가장 맛있게 한 그릇을 비우는 방법은 기본 세팅된 생마늘을 아낌없이 갈아서 라면 그릇에 투하하는 것. 반 이상 먹었을 때부터 밀려올 수 있는 돈코츠 라멘 특유의 느끼함을 고소하고 매콤하게 잘 잡아주기 때문이다. 한 그릇으로 섭섭한 날엔 교자를 꼭 시켜 라멘과 곁들여 먹는다.
가격 돈코츠 라멘 오리지널 8000원, 교자 3000원.
주소 서울시 광진구 화양동 3-29 문의 02-467-8788

2 순한 냉면이 생각날 때 면채반_ID chs831

친구의 추천으로 가게 되었다. 외국인, 어르신들, 젊은 커플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줄을 선다. 아마도 인위적이지 않고 순한 냉면 맛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면채반은 꼭 둘이 함께 가서 물냉면, 비빔냉면 그리고 고기만두를 주문해 같이 먹어야 한다. 탄력이 끝내주는 면발은 이곳에서 직접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다. 그 외의 재료들 역시 산지 직송되어 올라오기 때문에 신선함이 느껴지고 무한 신뢰가 간다. 냉면을 기다리면 갈비탕 육수를 내어주는데, 여기에 삶은 달걀을 같이 먹으면 본 메 뉴를 먹기 전부터 행복하다.

가격 물냉면 6500원, 비빔냉면 65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03-11 문의 02-324-1104

3 매운맛에 중독되고 싶은 날 송죽장_ID clamp1206

매운 음식들을 좋아해 끈질긴 검색을 하다 알게 된 집이다. 땀이 뻘뻘 흐르도록 매운맛이 고픈 날, 스트레스 받아 어떻게든 풀고 들어가고 싶은 퇴근길. 영등포 타임스퀘어 쪽에 들르는 날이면 무조건 발걸음하는 중국집이다. 물론 매운국물이 당길 때에는 짬봉을 시키지만 그냥 지나치기 섭섭한 메뉴는 ‘고추쟁반짜장면’. 음식에 고추가 많이 들어 있어 매운맛이 강한 편이다.

고추를 더 넣어 달라고 하면 좀더 강도 높은 매운맛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기호에 따라 “고추 조금만 넣어주세요”라고 말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매운맛을 즐길 수 있다.

가격 고추쟁반짜장(2인) 1만1000원.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4가 55 문의 02-2631-9184

4 맵고 느끼한 것이 동시에 당길 때 뽕신_ID chokodami

홍대에 처음 가게가 생겼을 때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됐다. 그 후 지인들이 홍대 맛집을 물어보면 주저하지 않고 추천하거나 데리고 갈 정도로 애정하는 1순위 맛집이 됐다. ‘뽕신’의 매력은 전혀 다른 메뉴가 찰떡같이 조화를 이룬다는 점. 중식인 짬뽕과 이탤리언 피자가 의외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낸다. 짬뽕의 칼칼한 국물이 매워오는 순간엔 치즈가 잔뜩 올라간 피자를 한입 먹으면 더욱 고소하고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장 애정하는 메뉴는 마늘 짬뽕과 피자다. 피자 한입, 짬뽕 국물 한입씩 번갈아 먹다보면 설거지한 듯 깨끗이 비워진 그릇을 발견하게 된다.

가격 마늘짬뽕 6000원, 달링피자 9400원.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창천동 30-20 2층 문의 070-4351-3890

5 풍성한 한 끼를 먹고 싶을 때 리틀 파파_ID kkimijinha

홍대, 상수동 인근에 새로 생긴 가게들은 거의 맛보러 간다. 처음엔 쌀국수를 사랑하는 지인의 강력한 추천으로 가게 됐다. 협소한 공간이지만 외국인 주방장이 내는 쌀국수 맛은 제대로였다. 다른 수많은 베트남 음식점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한 번 데쳐서 나오는 숙주나물에 있다. 입안에서 따로 놀지 않는 숙주의 식감이 좋다.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차돌박이 쌀국수. 은은한 향이 나는 고수를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면 차진 맛이 난다. 국수로도 충분하지만 야채쌈을 곁들여 먹으면 아삭한 식감이 배가되어 풍성한 한 끼가 된다.

가격 양지쌀국수 7500원, 해물야채 볶음쌀국수 90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3-15 문의 02-326-2788

6 해장의 순간 첫 번째 라면_ID pluto 10

직장 상사가 점심을 사준다고 하여 따라갔던 곳이다. 라면 종류는 총 세 가지다. 조개라면, 김치부대라면, 황태라면. 이름에 들어간 재료들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가게에 가면 늘 조개라면을 시킨다. 조개라면 자체에 매운맛이 가미되어 있어 면을 다 먹은 후엔 반드시 밥 생각이 난다. 그럴 땐 영양고추장 비빔밥을 함께 놓고 먹는다. 야채가 가득 든 사발이 나오는데 여기에 밥을 넣고 고추장을 원하는 만큼 넣고 비비면 별미 비빔밥이 탄생한다. 면으로 아쉬운 마음을 비빔밥으로 채우고 나면 배가 두둑하게 불러온다. 점심에 먹고 나면 저녁까지 든든하다.

가격 조개라면 4900원, 영양고추장비빔밥 5900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22-6 문의 02-540-2080

7 비 오는 날 베테랑 칼국수_ID jinhee9917

전주 여행 갔을 때 맛집으로 검색해 찾아갔던 곳이었다. 처음 받았던 이미지는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칼국수의 맛’. 김, 고춧가루, 들깨가루가 아낌없이 들어가 있어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국물 맛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그런데 고속터미널에도 분점이 생겼다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이젠 전주까지 굳이 내려가지 않아도 맛볼 수 있다. 콩국수, 소바, 쫄면의 다른 메뉴도 있지만, 이 집의 진리는 칼국수다. 전형적인 넙적한 칼국수 면은 아니기 때문에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담백하고 고소한 떡국 국물에 오동통한 면이 특징적이다. 여자가 먹기엔 양이 많은 편이라 칼국수 하나만 시켜 놓고 먹어도 충분하다.

가격 칼국수 6000원, 만두 5000원.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9-3 센트럴시티 1층 111-1호 문의 02-6282-1977

8 담백한 일본 우동이 고플 때 가미우동_ID op1004

어느 날 홍대 앞을 지나다 호기심에 들어간 집이다. 늘 입구에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에 궁금하던 차였다. 우동 맛이 거기에서

거기가 아닐까 의심이 든 게 사실이었다. 메뉴도 심플하고 나오는 모양새도 화려하지 않았다. 그냥 우동인 ‘가케’와 미역우동 ‘와카메’, 츠유가 부어진 냉우동 ‘붓가께’ 등 6종류의 우동이 있다. 세 가지 메뉴를 시도해봤는데 가장 끊을 수 없던 중독성 강한 메뉴는 ‘붓가케’였다. 쫄깃한 식감에 탱탱함을 자랑하는 면발이 적절하게 간이 되어 있는 츠유와 잘 어우러졌다. 먹을 때 아주 감탄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났다. 더부룩하게 배를 채우기 부담스러운 날. 깔끔하고 담백하게 한 끼 먹고 싶은 날엔 유독 떠오르는 메뉴다. 이보다 조금 허기진 날엔 세트 메뉴를 시킨다. 덴푸라, 오징어, 닭튀김 등의 메뉴를 우동에 추가하여 먹을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조화는 우동에 가라아게를 얹어 먹는 것.

가격 붓가케우동 60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46-31 문의 02-322-3302

9 짬뽕도 자장면도 지루할 때_에디터 안지나

세로수길 구석을 지나다 쮸즈 간판을 발견했다. 줄을 선 사람들 눈에 띄어 어떤 집인가 호기심이 생겨 방문했다. 딤섬과 완탕면 맛이 좋아 입소문이 나기 시작할 때였다. 이 집의 대표 딤섬이라 할 만한 소룡포와 쇼미이를 시키고 메인으로는 완탕면과 딴딴면을 시켰다. 물론 메뉴 모두 훌륭했지만 놀라웠던 건 딴딴면의 맛이었다. 매울 수 있는 딴딴면 위에 땅콩 소스를 얹어 고소함을 강조했다. 매우면서 고소하니 면발보다 국물이 먼저 당긴다. 딴딴면을 더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국물 맑은 완탕면을 함께 시켜 한입씩 맛봐야 한다. 담백함과 고소함을 오가는 사이, 그릇의 바닥이 드러난다. 자극적인 국물 맛에 싫증이 났을 때 생각난다.

가격 딴딴면 7000원, 누들 완탕면 9000원.
주소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40-15 문의 02-6081-9888

10 밥보다 든든한 면발이 생각날 때 우동카덴_에디터 이은석

“면발을 끊지 않고 먹어야 남자답다”는 말이 일본에 있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소바나 우동을 먹을 때 차지고 씹는 맛이 좋은 면발인지가 중요한 맛의 기준이 된다. 그 부분에서 우동카덴의 면발은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처음엔 카덴 냉우동을 먹으러 갔지만 그 후엔 새우튀김이 올려진 에비텐붓가케우동, 마와 달걀노른자가 올려진 야마가케우동을 차례로 먹었다. 둘이 가면 그날 당기는 우동을 시키고 ‘미니 규동’을 추가한다. 1000원이지만 밥을 먹었다는 기분 좋은 포만감을 안겨준다. 여기에다 맥주를 시키면 튀긴 소바면을 안주로 준다. 소바면을 튀기다 태워먹고 포기한 사람으로서 이런 안주를 무료로(?) 준다는 생각에 후한 점수를 주게 된다.

가격 야마가케우동 1만2000원, 버크셔 K우동 9000원.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91-5 문의 02-6463-63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