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 요즘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그렇다면 마음챙김이란 대체 무엇일까. 마인드사이트 인스티튜트의 공동 창립자인 캐럴라 인 웰치는 저서 <마음챙김이 일상이 되면 달라지는 것들>에서 ‘마음챙김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판단이나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차분하면서도 분명한 마음 상태이며 무엇이든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라고도 표현했다. 이제 팬데믹은 조금씩 완화됐지만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실제로 우울증 환자가 2017년 68만 169명에서 2021년 91만 785명으로 4년 만에 33.9%나 늘었다.
마음챙김은 비단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을 극복하려는 사람들만의 관심사는 아니다. 스스로 마음 다스리기에 집중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꽤 많다. 현재 모습도 좋지만, 개선할 수 있다면 개선하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예일대 교수 구가야 아키라는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도 지친다. 왜냐하면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공회전하며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뇌를 쉬게 함으로써 일상의 피로를 덜어버릴 수 있는 방법, 그것이 마음챙김이다”라고 말했다.
마음챙김의 중요성에 대해 일찌감치 설파한 사람은 또 있다. 바로 스티브 잡스다. 그는 “마음챙김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것이다. 과거에 매몰되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삶의 방식을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현재에 집중하면서 불필요한 걱정을 벗어 던지는 것. 마음 면역력을 높이면서 마음챙김도 할 수 있는 지름길이자 유일한 길이다.
명상은 집중력을 키우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창의력을 자극하는 마음챙김 방법이다. 일반 명상과는 달리 마음챙김 명상은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 연습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선 산만해지지 않는 장소를 정한다. 일상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장소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후에는 몸이 환경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잠깐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처음에는 5~10분, 그러다 점점 익숙해지면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명상은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의 소리나 잡념에 정신이 흐트러졌다면 다시 자신의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면서 집중 상태에 들어가도록 한다.
자기 호흡에 집중할 때는 중립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만약 호흡에 집중하는 동안 어떤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그 생각의 옮고 그름, 좋거나 나쁘다는 판단을 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
명상은 자기 평가의 시간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자. 이렇듯 명상에 대한 호기심과 니즈가 커지면서 명상을 돕는 다양한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함께 상승했다.
명상 앱 ‘마보’의 다운로드 수는 50만 회이며 수면 명상 앱 ‘코끼리’의 누적 가입자 수는 43만 명을 돌파했다. 코끼리는 스트레스 해소가 필요할 때, 편하게 잠들기 어려울 때 등 힘든 순간에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로 도움을 주는 앱이다. 국내외 명상, 수면, 심리, 음악 전문가들이 함께 만드는 오디오 콘텐츠라 믿을 수 있다.
수면 장애가 있는 마케터 A는 코끼리 앱을 알게 된 후 삶의 질이 달라졌다. 코끼리와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가 함께 만든 30일 행복 심리 프로젝트 ‘매일 듣는 행복심리’ 콘텐츠 덕분에 내일이 기다려진다.
첫 콘텐츠를 듣기 시작하면 다음 날부터 매일 자정에 새로운 콘텐츠가 생성된다. 한 번에 공개되는 게 아니라 하나씩 올라오니 더욱 흥미가 생겼다.
처음에는 무료 콘텐츠만 이용하다 지금은 구독 형식으로 바꿔 여러 콘텐츠와 함께 하고 있다. 잘 자기 위해 시작했지만 차분히 듣다 보면 정말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매일 하나씩 챙겨 들으면 조금씩 더 행복해지고 있다는 기분도 든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명상 앱 서비스를 시작한 마보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기업의 명상 프로그램 서비스가 약 400%나 늘었다. 직원들을 위한 복지 프로그램으로 앱 구독권을 지원하거나 직업 대상 명상 강의 등을 지원한다.
문해력 부족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필사를 하면서 마음챙김과 문해력도 높일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투와 단어, 문장을 조금씩만 바꿔도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다.
<하루 한 장 마음챙김>은 ‘뉴에이지의 여왕’으로 불린 루이스 헤이의 작품 중에서 가장 영감을 주는 긍정 확언을 엄선해 모은 책으로, 매일 하나씩 읽으면서 필사를 할 수 있게끔 구성했다.
매일 한 장씩 쓰며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책 속의 문구는 ‘나에게 친절해지는 법을 배웁니다’ ‘용서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듭니다’ ‘이제 모든 자기비판을 내려놓겠습니다’ 등이다.
이 책을 통해 필사를 시작한 B는 매일 다른 문구를 써 내려가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에 쫓겨 살아오면서 정작 자신을 돌볼 여유는 없었던 B는 매일 자기 전 다이어리를 쓰는 셈치고 필사를 한다.
처음에는 눈으로 글을 읽고, 의미 없이 문장을 따라 썼지만 한 달쯤 지나자 문구가 마음에 와닿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쌓아온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완전히 털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긍정 확언을 통해 마음이 열렸다.
책 속의 긍정 확언을 매일 필사하는 것만으로 습관처럼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을 의식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보내는 시간이 쌓이고, 하루하루가 쌓여 그 시간이 익숙해지면 점차 단단해진 내면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언뜻 쉬워 보이는 멍 때리기. 하지만 생각만큼 의도적으로 멍 때리는 행동은 쉽지 않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앉아 있을 수는 있지만 마음은 소란스럽고, 별별 생각이 오간다.
오전에 했던 실수, 오후에 친구들과의 약속, 내일 해야 하는 업무 미팅에 대한 걱정 등 다양한 생각이 마음을 지배한다. 진짜 멍 때리기는 명상과 결이 비슷하다. 평소 집중력이 좋은 사람은 타고난 명상가이자 멍 때리기 고수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뇌물리학자인 정재승 교수는 <알쓸신잡>에서 “제대로 쉬어야 일의 성과도 더 좋아진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굉장히 몰입했다가 완전히 뇌가 이완할 때 잘 떠오른다. 하지만 우리는 어떠한 일에 몰입하기가 어려운 사회에 살고 있고, 휴식 시간에도 ‘뭐라도 좀 할까?’ 등 딴 생각을 하며 제대로 멍 때리기를 어려워한다”며 비워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멍 때리기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지만 무엇을 보며 멍을 때리느냐에 따라 ‘불멍’ ‘물멍’ ‘숲멍’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속이 답답한 일이 있을 때마다 습관적으로 바다를 찾는 L은 요즘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L이 가장 자주 찾던 바다는 강릉의 안목 해변. 순전히 KTX로 가기 편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친구와 여행차 들른 강릉에서 경포호를 산책하게 됐고, 바다와는 다른 매력의 호수와 사랑에 빠졌다.
차분한 듯 보이다가 이내 거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는 바다와 달리 변함없이, 성실하게 어딘가로 흘러가는 호수의 매력에 흠뻑 취한 것. 물은 가만히 흘러가지만 그 안의 생명체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도 좋았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각종 새와 꽤 가까이 다가오는 오리 가족, 낮아진 기온 탓에 살얼음이 언 호수의 일부 구간 등 잔잔하지만 그 안에 다양한 매력이 숨어있었다.
그 이후 생각을 비우고 싶을 때 호수를 찾게 됐다. 도저히 시간이 안 날 때는 유튜브에서 호수의 모습을 2시간 동안 촬영한 영상을 보며 물멍을 간접 경험하기도 한다.
어릴 적 그렇게도 쓰기 싫었던 일기. 갑자기 힘든 일이 생겼다고 쉽게 일기장에 손이 가지 않는다. 기록은 습관이고, 일기는 그중에서도 꽤 높은 레벨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매일 써야 하는 일기를 방학 내내 미루고 미루다가 한 달치를 한 번에 썼던 기억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일기를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면 분량에 신경 쓰지 않고, 잘 쓰려 노력하지 말고,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보자.
내 마음을 표현했다면 한 줄이어도 괜찮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육하원칙에 맞게 모두 다 쓸 필요도 없다. 그림으로 표현해도 되고, 물음표나 동그라미 기호를 그려 넣어도 좋다.
일기 쓰기의 목적은 내 마음을 읽는 것이다. 그러니 내 마음을 산책하듯 가볍게 써 나가야 한다. 일기로 백일장에 나갈 것도 아니고, 등단할 것은 더더욱 아니다.
마음을 담는 것이 중요할 뿐 기술은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일기를 오래 쓸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다. 손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싶다면 손글씨로 노트에 마음을 적어 내려가보자.
우울한 날에는 글씨에도 티가 나고, 쓰는 단어도 달라진다. 손으로 일기를 쓰는 것에 익숙지 않다면 디지털 일기장을 이용하면 된다. ‘에버노트’나 ‘모션’ 앱을 이용하거나 매일 기록을 남기면서 멘탈 헬스 챌린지를 할 수 있는 ‘생각일기’ 앱도 일기 쓰기의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