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벌목꾼들을 위한 작업용 로거 부츠를 제작하며 시작한 대너는 오리건주 포틀랜드를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워크 부츠 영역에서 쌓아 올린 독보적인 제품력을 바탕으로 아웃도어 및 패션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대너는 85년간 브랜드의 근간을 이룬 크래프트맨십을 고집스레 지켜내고 있다.
대너의 역사는 미국의 벌목 산업이 중서부 일대에서 전성기 끝자락을 구가하던 1932년, 위스콘신주 치페와 카운티에 위치한 치페와 폴스 Chippewa Falls라는 작은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대너 부츠의 창립자 찰스 대너는 장인의 제화 공장을 물려받아 대너 신발 제작소(Danner Shoe Mfg. Company)라는 이름으로 지역 벌목공을 위한 질 좋은 작업용 가죽 부츠를 제작했다. 거친 작업 환경에서
발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신발과 숲속의 습기와 추위로부터 효과적으로 체온을 지켜줄 옷, 손을 보호할 튼튼한 장갑은 기본이자 필수품이었다.
오리건주는 당시부터 현재까지, 브랜드가 존재한 대부분의 시간 동안 대너가 뿌리내리고 성장한 터전이다. 찰스 대너의 두 아들 빌과 존 대너는 포틀랜드 대학(University of Portland)에서 공부하며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업에 참여했다. 빌 대너가 아버지와 형제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대너는 2세대 오너의 본격적인 지휘 아래 안정적으로 크게 성장해갔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대너의 역사에 중요한 획을 긋는 계기가 찾아온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휘하의 미국 정부가 시민들에게 건강을 위한 운동과 아웃도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이킹, 백패킹, 등산 같은 야외 활동이 전국적으로 붐을 이룬 것이다.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과 스포츠를 사랑했던 빌 대너는 이런 흐름에 맞추어 가죽으로 만든 튼튼한 하이킹용 부츠를 시중에 내놓는다. 바로 대너의 전설적인 6490모델이다. 대너는 이 6490 모델로 미 전역의 아웃도어 제품 시장에서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기업의 오너십이 세 번이나 바뀌었음에도 브랜드의 본질과 초심을 흔들리지 않고 지켜온 대너의 고집스러운 철학과 장인 정신은 그들이 만드는 부츠만큼이나 견고하다. 지금 대너는 자신의 브랜드 철학과 궤를 같이하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시도를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하는 어떤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아도, 대너의 본질과 시작점을 상기시키는 핵심 요소는 놀랄 만큼 충실하게 녹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완벽한 제품력과 기능에 충실한 본질이다.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와 인지도를 등에 업은 대너는 1974년부터 1982년 사이 판매량이 4배 가까이 급등하며 유례없는 성장을 이루었다. 계속되는 생산량 증가로 1976년 대너는 포틀랜드 남쪽에 위치한 밀워키 Milwaukee 지역으로 다시 한번 공장을 이전한다.
이 시기, 6490 모델의 성공에 이어 대너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공헌한 사건이 일어난다. 바로 고어텍스 소재를 활용한 방수 부츠의 개발이다. 1970년대 후반 대너에 합류해 디자이너로 활동한 윌리 새크르 Willie Sacre가 이 획기적인 대너 라이트 고어텍스 모델을 디자인한 장본인이다. 대너는 새크르의 워터프루프 부츠 제조 방식으로 1979년 대너 라이트를 발표하며 신발에 고어텍스를 적용한 최초의 브랜드가 되었다. 대너는 고어텍스에 그치지 않고 기술적인 연구를 거듭해 사냥용 부츠와 군화, 경찰용 부츠 영역에서도 뛰어난 기능의 제품을 연이어 선보였고, 1982년에는 일본과 대만 시장에도 진출한다.
1983년, 대너의 성장 일로를 진두지휘해온
당시 64세의 빌 대너는 패밀리 비즈니스로 유지해온 50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당시 포틀랜드 베이스의 아웃도어 의류 회사 화이트 스태그 White Stag의 사장을 역임중이던 41세의 사업가 에릭 머크에게 대너의 사업권을 매각한다. 에릭머크는 대너가 오랜 세월 지켜온 품질과 브랜드 유산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고, 대너의 정신과 제조 철학을 그대로 지켜내면서 더욱 성공적으로 회사를 키워나갔다.
1992년에는 미국 족부의학회(APMA)가 대너의 기능성을 인정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또 다시 상승했다. 특수 사이즈를 사용하거나 족부 질환이 있어 편안한 신발을 필요로 하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큰 수익이 되지 않는 맞춤 제작에도 꾸준히 투자한 결과다. 1994년 2월, 대너의 고향이기도 한 위스콘신 베이스의 대형 풋웨어 제조 회사 라크로스 풋웨어 LaCrosse Footwear가 대너를 인수하기 위해 주식 공개를 단행하고, 인수에 성공한다. 대너 인수 이후 2000년을 기점으로 라크로스의 연간 이익은 1억 4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2012년 7월, 일본 기업인 ABC 마트가 대너의 모회사 라크로스 풋웨어를 인수하면서 대너는 또 한 번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미 1980년대부터 일본 시장에서는 탄탄한 인지도와 고객층을 확보해온 만큼, 대너는 새로운 전환을 발판 삼아 좀 더 넓은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의 오너십이 세 번이나 바뀌었음에도 브랜드의 본질과 초심을 흔들리지 않고 지켜온 대너의 고집스러운 철학과 장인 정신은 그들이 만드는 부츠만큼이나 견고하다. 지금 대너는 자신의 브랜드 철학과 궤를 같이하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비롯해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시도를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하는 어떤 제품의 면면을 살펴보아도, 대너의 본질과 시작점을 상기시키는 핵심 요소는 놀랄 만큼 충실하게 녹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완벽한 제품력과 기능에 충실한 본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