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만큼 중요한 거? ‘멘탈 관리’지~

수능날 상황별 긴장 완화 팁 - 수능 당일 극도의 긴장감 겪는 수험생
시험불안증은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모르는 문제 일단 넘겨 시간 확인하고 , 적당한 공복감은 집중력·기억력 높여, 식사 줄이고 견과류나 바나나로 보충, 시험 본뒤 후회보다 긍정적 생각해야
 

브라질 리우올림픽 당시 양궁 선수들이 애용했다고 알려진 ‘루틴카드’. 평소 훈련 때 몸에 밴 동작이나 심리상태를 글로 적어둔 마인드컨트롤 장치다. 심리적 안정을 찾고 경기 리듬을 유지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최면인 셈. 선수들은 “바람 그까짓 거 이길 수 있다”,
 
“첫발, 과감하게”, “여기는 태릉이다” 등의 문구를 적고 경기 중에도 주문처럼 읊조렸다. 다른 종목의 선수들도 에스엔에스(SNS)에 스스로를 격려하는 말을 남기며 마음을 가다듬고 각오를 다졌다.

큰 대회를 앞둔 선수들처럼 고3 수험생에게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처음 맞닥뜨린 중요한 관문이다. 이날 하루가 인생을 좌우한다는 생각에 긴장감도 극에 달한다. 평소 잘하던 학생도 수능 당일 심리적 압박감에 시험을 망치는 경우가 있다. 실력도 어느 정도 갖춰야겠지만 그만큼 ‘멘탈 관리’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수능 당일 수험생이 느낄 만한 상황에 따른 ‘멘탈 관리법’을 정리해봤다.

사례는 강민석(전남대 신문방송학과 16학번), 김재희(연세대 경제학과 15학번), 허호재(경희대 자율전공학과 글로벌리더 전공 14학번)씨를 포함해 수능을 치러본 선배들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꾸몄다.
 
#1 과도한 응원, “고마운데 부담스럽네”

고사장 들어가기 직전, 사람들이 많아 긴장된다. 후배와 선생님이 응원 와준 건 고마운데 더 부담된다. 다른 학교로 모의고사 보러 왔다는 생각을 계속했지만 고사장에 들어가니 삭막한 분위기에 압도된다.

☞ 수능 고사장은 원정경기인 셈. 낯선 공간에 빠르게 적응해 최대한 홈그라운드로 만들어야 한다. 고사실 출입문과 시계 위치, 화장실 위치 등을 미리 확인해 환경에 익숙해지면 심리적 긴장도 덜하게 된다. 정리해 간 노트의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면, 고사실 주변 필요한 장소를 파악하거나 과목별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로드맵을 짜보는 게 낫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머리를 비우고 명상이나 복식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어라. 복식호흡을 하면 혈액순환이 되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자율신경계가 조절돼 몸이 이완된다. 숨을 들이쉴 때 아랫배가 나오고 내쉴 때 들어가도록 하면 된다. 일반적인 호흡보다 길게 분당 6~8회 정도 천천히 호흡한다.
 
#2 불안·긴장감 백만배!

시험 시작 직전, 심장이 터질 거 같다. 실수하면 끝장인데. 그동안 나의 노력이 헛되지 않게 제발 자신감을 주세요~

☞ 시험불안증은 ‘잘해야 한다, 실수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이 궁지에 몰렸을 때 생긴다. 불안에 사로잡히면 평소 알던 문제도 놓치기 쉽다. 엉뚱한 답을 찾거나 심한 경우 시험지가 눈에 안 들어오고 손이 떨리기도 하다.

이럴 때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줄 수 있는 ‘이미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불안은 자기 마음속에 어린아이가 울고 있는 것과 같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밑도 끝도 없이 ‘잘될 거다, 할 수 있다’라고 하면 실수했을 때 오히려 불안이 커진다. ‘실수해도 괜찮아’, ‘열심히 했으니 내가 책임져줄게’라는 식으로 자기를 보호해주고 안아줘야 한다.
 
#3 이전 시간 했던 실수, 자꾸 떠올라 ㅠㅠ

평소 국어는 1등급을 놓친 적이 없어 자신 있는 친구들도 잘하는 걸 망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강박관념이 생기기 쉽다. 결국 모르는 문제를 붙들고 있다가 마지막 지문은 제대로 읽지도 못하고 풀 정도로 시간이 촉박한 상황도 발생. 1교시를 망쳤다는 생각에 이후 시간에도 계속 신경이 쓰인다.

☞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한 경우, 우선 다른 문제를 모두 풀고 나서 나중에 다시 본다. 배점이 큰 문항을 맞히는 것보다 전체 득점이 높은 게 우선이다. 모르는 문제는 접어두고 일단 아는 문제부터 푼다.

이와 함께 ‘절대 틀리면 안 된다’는 만점 증후군에서 벗어나라. 가령 국어의 경우, ‘한 문제 때문에 한 지문 전체를 날리면 안 된다’, 수학의 경우, ‘가장 어려운 한두 문제를 못 풀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라. 자꾸 실수한 게 떠올라 문제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눈을 감고 30초 정도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 순간에 다시 집중하려고 노력하라.
 
#4 점심을 먹긴 해야 하는데, 졸리면 어쩌지?

수능 전날 잠을 두세 시간밖에 못 잤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불안하지만 그 생각을 떨쳐버리려 한다. 점심을 먹으면 더 졸리려나? 이렇게 중요한 때 설마 잠이 올까?

☞ 대장은 뇌와 이어진 자율신경의 지배를 받아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 민감하게 반응한다. 초조함, 압박감을 받으면 자율신경이 대장을 자극해 변비나 복통, 설사가 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자극적인 음식보다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 장의 부담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장이 편해야 감정이 편안해지고 뇌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점심을 먹은 뒤에는 위가 위산을 분비하고 활발하게 소화운동을 한다. 혈액이 위로 몰리면 뇌로 공급되는 혈액의 양이 줄어 결국 졸음이 쏟아진다.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은 배고픔을 느끼게 해 식욕을 북돋워줄 뿐 아니라 기억을 좋게 만들어 학습효과를 높이는 기능도 한다. 공복 상태나 점심을 앞둔 오전 시간에는 그렐린의 수치가 높아진다. 이것이 해마로 전달되면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높아진다. 가급적 점심은 평소보다 적게 먹어라. 정 배가 고프면 견과류나 바나나 등을 준비해 조금씩 보충하라.
 
#5 끝났는데 왜 이러지…, 허탈하고 우울하다

시험이 다 끝나고 나니 공허함이 밀려온다. 진짜 끝났나. 시험을 망친 거 같다. 이미 지난 일 후회해봤자… 그래도 괴롭다. 그동안 노력했는데 끝 모를 자괴감과 우울감에 빠져든다.

☞ ‘좀더 잘할걸’, ‘바보같이 그것도 못 풀다니.’ 시험은 끝났지만 한번 드는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뇌의 대상피질은 감정의 경험을, 시상하부는 감정의 표현을 담당한다. 대뇌피질은 그 감정이 좋은지 나쁜지 ‘채색’하는 일을 한다. 대뇌피질과 변연계를 연결하는 파페즈 회로는 폐쇄적인 연속 흐름을 갖고 있다. 즉,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할수록 다른 생각으로 번져 감정이 더욱 악화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릴 때 물감을 자꾸 덧칠할수록 그림을 망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악순환을 끊는 방법은 생각을 바꾸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자기 스스로 어떠한 상태인지 깨달아야 한다. ‘내가 좌절하고 있구나’,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인지한 뒤 그것을 멈추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려라. 의도적으로 다른 생각을 떠올리려고 노력하면 실제 조금 전까지 나를 괴롭혔던 부정적인 생각, 힘든 일이 사라지거나 누그러진다.

(도움말 : 김영국 한국최면치유소장, <처음 만나는 뇌과학 이야기> 저자 양허용(한국능률협회 전임교수),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실장)
 
최화진 <함께하는 교육> 기자 lotus57@hanedui.com

[출처] 한겨레21
ⓒ 본 콘텐츠는 발행사에서 제공하였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포스트 공유하기     
한겨레21

한겨레21

정기구독 상세보기